'책방에서는 지금...'에 해당되는 글 54건

  1. 2021.04.16 노랗게 흩뿌리다
  2. 2020.12.28 12명 대통령과 살아온 나는...
  3. 2020.12.06 레드 카펫 위에 선 아찔한 그대를 위한 영화제 하나.
  4. 2020.12.06 음악이 담긴 인생 그림책 이야기
  5. 2020.11.14 세월호 6주기를 기억합니다
  6. 2020.11.09 그 겨울에 동네 책방

노랗게 흩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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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흐린 날, 유난스레 마음을 헤집는 아침입니다. 

자연의 섭리가 인간의 심리를 담고 펼쳐질 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 오버랩됩니다.

 

주인공의 상실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는 영화 장치로써 비.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주인공을 위해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죠. 우산 없이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두 눈에 흐르는 강물로 클로즈 업 됩니다.

 

슬픔의 극대화. 인간이 가진 강력한 신체 반응. 자신이 겪고 있는 상실한 마음을 자연현상으로 녹여내기도 합니다. 

2014년 4월 16일에서 2021년 4월 16일.
그리고 아직도 먼 진상규명과 진정한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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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 대통령과 살아온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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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12월 마지막 주는 후다닥 지나가고는 했어요. 평생 이렇게 고요한 메리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풍경은 처음 맞아요. 혼자 지내는 시간에 푹 빠지며 지내는 게 익숙한 시절입니다.

 

애인이 보내준 향기로운 커피 향내와 기분 좋은 음악이 있으니 무에 그리 바랄 게 있을까나...

 

 

 

하던 일을 마무리하는 일은 12월 끄트머리가 되면 뜻밖에 발견의 기쁨을 주고는 해요. 홀로 지내는 그 많은 시간 가까이 쌓아둔 읽을 책들 사이에서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립니다그 한가지로 한 해를 정리하다 보니 내가 태어나 살아온 현대사가 되어 버렸어요

 

2020년 고단한 코로나 19 시절을 지나치는 중인데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 있다는 생각도 들어 순간 멍 해지기도 하지만요아무래도 길은 늘 열려 있었던 것 같아 한 걸음 내딛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이어서 가장 짧은 임기의 윤보선 대통령을 지나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대통령 박정희까지 나의 십 대는 개인의 간헐적 기억과 교과서로 대한민국이 인지되었던 시절이었죠.

 

전두환의 쿠데타로 시작해 87항쟁을 거쳐 노태우의 대통령 당선을 지나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차츰 벽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정부라는 존재 자체를 실감할 수 없던 시절, 신뢰라고는 티끌만큼도 없이 되풀이되는 사회에 스스로를 돌보는 일만도 너무 버겁던 20대였어요. 사회로부터 나를 지켜내기 위해 벽을 쌓는 일을 하며 무장해제할 수 없었던 첫 번째 생애주기를 지나왔죠.

 

두 번째 주기의 나의 삶은 가족 안으로 안착하는 선택으로 결국 나를 지킨 것이 되나 봅니다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누구이건 상관없었다고 하는 게 비교적 솔직한 마음입니다. 어차피 내가 바라보고 느끼며 살아갈 공간과 시간은 한정돼 있었기에 그 안에서 좋은 삶을 살아내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현재의 즐거움과 내일을 향한 설레임으로 가족 공동체가 주는 작은 힘이 건네는 사랑만이 이 세계가 주는 유일한 위안이 아닐까 생각하고는 합니다.

 

이 두 번째 시절은 다행히 평화를 내걸어 정권이 교체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대통령으로 지나갔죠. 정치 무관심이 최선처럼 여겨지던 때, 알아야 뭐든 지킬 수 있다는 개인적 이유로 21세기를 맞이하며 관심 주지 않았던 역사에 뒤늦게 몰입하던 시절입니다.

 

역사를 다시 공부하면서 알게 된 적지 않은 배신감. 한국 사회가 주입하던 세계관의 허세, 신자유주의라는 말장난이 숨긴 세계화라는 주입된 교육의 실체는 그야말로 비통했습니다.

 

어렴풋이 느끼던 이십 대의 감정을 더 공고하게 만들어주는 시절로 지나면서 사회 양극화를 더 깊게 새겨놓았지요그렇다고 모든 것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죠. 세상은 이렇게나마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지난 시절 내 마음이 겪은 고통이 희석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을 품을 수 있어서였어요.

 

세 번째 생애주기를 맞으며 만난 18대 대통령은 탄핵으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할 것인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던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는 제 인생을 좀 더 역동적으로 바꾸는 시작이 되었답니다.

 

18대 대통령 박근혜 당선은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심각하게 정체된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였어요.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이 사회가 과거로 역주행하고 있다는 놀라움이었죠.

 

그 놀라움이 지금의 나를 지탱하게 해주는 안 보이는 힘이었어요. 뭐든 해야만 했고 개인주의자가 적극적인 이타주의자로 나아가는 진보의 시작이 되었거든요. 위기에 맞서는 개인의 생애 전환은 비틀거리는 정의를 넘어지게 만들지는 않으니까요.

 

시민사회는 생각에서 행동으로 다시 또 다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한 걸음에 같이 할 수 있을 때 자명성을 얻게 됩니다. 무조건 순응하고 수용하는 국민에서 능동적으로 주체성을 발휘하는 시민으로 진보할 때 정치는 작동하니까요. 개인적인 일이 정치적이라는 말은 강력한 힘을 건네는 문장입니다.

 

사람이 먼저다!”

 

19대 대통령 말씀이 아직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바보 같을 까요? 다행스러운 것은 스스로 바보같이 살아온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기에 바보라고 해도 웃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돌아보니 12명의 대통령을 지나오면서 나답게 살아올 수 있었던 나의 현대사는 자각과 각성이 교차하며 만들어낸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서 아직도 꿈을 품고 있네요.

 

오늘은 비가 와도 이 비가 걷히면 어디선가는 뜰 무지개를 닮았네요한 해를 마무리하는 그대의 오늘도 역시 궁금합니다. 그대, 잘 지내고 있지요? 안부 인사를 건네면서 그대여, 새해에도 복 많이 지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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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 위에 선 아찔한 그대를 위한 영화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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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 위에 선 우리 씨가 휘둥그레졌어요^^

 

레아클럽 벗들과 오늘의 영화 시작 전...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눕니다. 이 순간이 있어 동네 영화제는 달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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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담긴 인생 그림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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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6일.

코로나 19로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던 20회의 지역특성화 문화예술 교육 사업을 마무리하고 발표,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찬찬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은은히 밀려드는 이름 붙일 수 없는 향기였습니다. 그 향기에 취해 한 순간 아린 가슴을 만나기도 하고 진한 그리움과 온유한 사랑의 힘을 만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가진 생애 자취는 각기 다른 모양과 색으로 다르게 다가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습자와 강사이기보다는 한 사람과 또 한 사람으로 만나게 되던 20주의 여정은 아슬아슬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시작과 멈춤을 반복하면서 배운 특별한 경험은 내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설렘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다양한 접근과 삶의 시선을 깊이 있게 가지면서 드러나는 개인의 삶은 독특함이라는 공통점을 만들어 주는데 바로 긍정의 힘이었습니다.

 

그동안의 학습 과정을 펼치고 자신의 삶을 드러낼 수 있는 발표 전시회입니다. 따로 또 같이 살아온 다른 사람의 삶에 공감하며 같이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자리가 되리라 기대하는 마음으로 문을 엽니다.

 

 

사계절을 지나오면서 민감하게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움츠리기도 하면서 무사하게 마무리된 것이 그저 감사할 뿐이었던 마음을 정리해 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아리 '상상 테이블'은 세대를 넘나드는 모임입니다. 각자 활동하는 영역도, 놓인 환경도 다른  개인들의 모임이지요. 

 

협업의 어려움은 역시나 같은 상황에 대응하는 다른 사고방식이었죠. 서로를 배려한다는 의미는 무척이나 형식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깨닫게 된 일이기도 했고요.

 

협업으로 이루어내야 할 사업 목표가 정확했기에 어떻게든 어려움을 넘어서야 했던 것이 마무리할 동력을 준 것 같아 안도할 수 있기도 했어요. 

 

동아리 사업은 아무래도 개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낼 책임감이었습니다. 개인이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할 때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해야만 하니까요. 

 

함께 나눈 시간이 어떤 느낌으로 각자의 마음에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지나 마지막 수업 과정과 결과물을 발표하고 전시해 서로 축하하는 마음을 나누는 순간은 소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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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6주기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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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기를 맞아 출간한 <17자 詩로 세월호 품다>

프롤로그 전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습니다. 2014 4 16일 세월호 참사는 제 삶에 뜻하지 않은 공포를 주었습니다. 
저는 세 아이의 선택으로 일찍이 독립을 시키고도 단 한 번도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공포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각해보지도 못한 일이었기에 세월호 참사에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만약 내 아이가 세월호에 있었다면 지금 나는 어찌 견디어낼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세월호 구조에 방관하고 있는 국가의 행위와 언론의 행태는 볼만 했습니다. 내 나라를 사랑하는 것과 국가를 대신하고 있는 이 정부는 등가일 수 없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무엇이든 해야 했고 사회 참여라는 작은 일부터 했습니다.

 

4.16연대에 가입하고 후원금을 보내고 팽목항을 다녀오고 기억의 숲 조성에 힘을 보태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알아내려는 프로젝트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갑작스레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에 비할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막연하게 내 삶을 갉아대는 공포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팽목항을 떠날 수 없는 마음, 304명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 아니 구하지 않은 국가의 폭력 앞에 저항할 수 있었기에 그 공포심은 조금 잦아들었습니다.

 

 가 잃어버린 생명들을 다시 기억하게 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지나면서 받은 공포. 어떻게 지금까지 그대로인가... 진실이 침몰하고 한국사회는 어떻게 이리도 멀쩡한가... 
그 설움과 분노, 절망을 뒤로 하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 희망으로 세월호를 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두 번째 시집을 펴냅니다. 충남 서천 동아리 상상테이블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같이 한 아름다운 동행은 사라진 진실에 힘을 더해 이 땅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입니다. 진실은 결코 제 힘을 잃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6주기 304명을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붙임]

세월호 참사 100일부터 1000일 동안 그 순간을 담아 둔 마음에서 304편을 품었습니다. 6주기 세월호 추모 시집은 주로 2015년 일상을 담은 마음으로 두 번째 독립출판을 합니다. 인세 전액은 416연대에 기부합니다.

 

“세월호 기억하기. 아름다운 동행에 동참해 주세요”

 

구입처: [오프라인 서점] 책방, 눈 맞추다 (041-953-0916)



출처: https://felice1916.tistory.com/entry/17자-詩로-세월호-품다 [overd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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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에 동네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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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부지런을 떨어야 할까... 조금 더 열심히 해야할까... 무엇을 위해서... 엉성이 푸른비는 하려는 것일까요. 문득, 여러 일이 스치듯 지나며 겨울 맞이를 하는 순간이 가깝습니다. 

 

코로나 19로 긴장된 삶은 사회적 거리 단계가 완화되면서 꿈틀거립니다. 두 눈만 빼꼼히 내놓고 가을 깊숙한 느낌을 만나며 거리를 지납니다.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곳 저곳에서 분주합니다. 

 

동네 책방이야기는 아무래도 2020년 2월, 겨울 마무리부터 열어야 할 것 같습니다. EBS발견의 기쁨, 동네 책방의 마지막 회차가 되어 버린 그 날.

 

지금은 장항읍으로 이사한 서천읍에 마련되었던 추억의 책방, 눈 맞추다 공간.

 

책읽기와 글쓰기를 같이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출연해 함께 북토킹을 했어요. 다들 신기하게도 무척 진지 모드이더라고요^^

 

이야기가 넘치던 그리운 공간입니다.

 

이제는 다른 느낌을 주는 거리가 된 군청로

아무래도 3월이 열리면서 코로나19의 수상한 시절이 책방지기 마음을 움직이도록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쩐지 새 봄이 걱정스럽게 다가오는 때였죠. 미리 준비를 해두어 하지 않을까...4월이 되면서 책방 이사를 결단하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지금 여기, 장항읍으로 <책방, 눈 맞추다> 둥지를 틀었답니다.  

 

그럭저럭 우리씨와 엉성이는 안착했어요^^ 책방, 눈 맞추다 ( 서천군 장항읍 장항로 127-2) 

 

"마음이 그대를 부르면 이곳으로 달려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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