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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07 마음의 울림을 따라...

마음의 울림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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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무엇인가. 이 말 앞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개인들의 감각에 의해 진실이 가볍게 무시되는 경우가 일상생활에는 숱하지요.

 

한국 사회에 신자유주의가 범람하면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불편한 진실'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다는 점입니다.

 

로이스 로리는 이 작품에서 진실의 힘을 향한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희망을 건넵니다. 진실은 그 자체로서 도덕적 가치는 아니기 때문에 일상의 언어 사용에서 극단적인 엄격성을 요구하지는 않아요.

 

심각한 경우는 바로 진실을 왜곡하려는 고의를 전제하는 거짓말이라 하겠지요. 우리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 이유에서이지 논리적 이유에서가 아니거든요.

 

도덕이나 윤리는 우리의 삶을 억누르고 강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씌어진 굴레가 아니라 각 개인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마음껏 누리면서 기쁨과 행복을 얻는 것이 도덕적인 삶을 선택하는 이유라 생각합니다.

 

기쁨과 행복은 비도덕적인 상황에서는 누릴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스스로 자유롭게 그것을 충실히 누릴 수 있는 책임감을 행하면서 만나는 기쁨이며 행복인 것이겠지요.

 

하지만 ‘진실은 다릅니다. 진실은 정신을 때로 교란시키기도 합니다. 불행히도 말의 의미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바뀌게 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인류가 진리를 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공동체의 진실을 향해 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목숨을 던진 이들은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남은 자들은 언제나 할 말이 넘칩니다.

 

<기억전달자>에서 조너스가 살고 있는 마을은 완벽한 사회를 추구하는 이들에 의해 사랑이나 우정, 인간적인 감정에 따르는 어떠한 종류의 잘못도 있을 수 없다고 여깁니다.

 

완전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분란의 소지를 모두 제거해 버린 사회이니까요. ‘기억 보유자라는 직위를 받은 조너스는 진실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의 기억은 환상에 가리워진 조작된 현실이었기 때문이죠.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한국사회는 인간적인 감정을 제거하려 합니다. 국가의 묵인에 6주기를 지난 4.16 세월호 참사에서 가라앉은 자들로 내 중심은 고통스럽습니다.

 

진실을 찾아 내고 이를 전달하기 위하여 과연 인류의 역사는 궁극의 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걸까요. 현실에서 진실은 두려움을 주기도 하고, 몽롱한 환상을 보여 주기도 해요.

 

완벽한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완벽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불편한 진실로 치부되는 현실은 그런 미래와 더욱 멀어지게 할 뿐이죠.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억전달자들이 많아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불편한 진실을 거두어낼 소수의 기억 전달자들이 고귀한 감정과 진실을 향한 마음의 울림을 따라왔습니다.

 

인류는 보다 인간답게 살아갈 공동의 선을 추구하며 갈망한다고 생각하는데 누군가가 교묘하게 만들어 준 환상은 우리의 정신적인 심리 작용과 일치한다는 점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예를 들면 사회악에 해당되거나 필요악에 자행되는 일련의 행동들이죠. 그래서 환상은 보통의 인간 관계를 가능하게 하고, 우리를 주변 환경에 순응하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현실은 사실과는 다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허위 욕망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으니까요. 사회학습에 길들여져 진실을 안다해도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그럴싸하게 타협을 내세워 거짓말을 하기도 하죠.

 

그러나 사회를 이끄는 권력이 주입한 그 환상에는 끝이 있게 마련입니다. 지나온 역사에서 강자의 논리로 저질러진 거짓의 환상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하는 거죠.

 

진실을 숨기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해 왔던 것은 나의 망각이라는 점도 자각해야 하고요. 진실을 알려고 하는 노력을 차단시키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사회적 성공에 대한 신화 주입이 큰 역할을 하죠.

 

사회를 좀먹고 변질시키는 데 역할을 하는 허위 욕망이 나를 진실과 멀어지게 합니다. 살아있는 자들은 기억 전달자로 그 책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사회처럼 진실을 체계적으로 은폐하며, 지속적으로 회피하도록 사회적 압박과 조작을 해 온 상황에서 출몰하는 현상들은 개인들의 정체성마저 뒤흔들어 왔죠.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현실에 잘 적응한다는 이유로, 또는 무지(無知)’를 내걸어 진실을 외면해 버리는 것은 사회악을 당연시하게 만들거든요. 진실에 대한 갈구는 곧 자유와 해방의 획득과도 상통하는 일입니다.

 

그와 반대로 환상은 정신적인 노예 상태를 지속시킬 뿐이죠. 인간다움을 찾아 저항하고 도전하는 용기만이 진실을 지켜낼 힘임을 로이스 로리는 여전히 깨닫게 해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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