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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03 무디어지다

무디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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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없는 사회의 교육』 이계삼 글.

 

구체적인 이웃을 가진다는 것을 설명하자면 지루해질 일이다. 고향이 없는 내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의 고향은 언제고 변해왔다. 이십 대를 서울에서 삼십대는 논산. 사십대부터 나는 유랑하는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바다 가까운 마을 장항읍에 정착 중이다.

 

긴 어둠 속에서 한 자루의 촛불을 밝히려 노력한다는 것은 식상한 말이지만 생각할수록 마음에 와 닿는다.

어둠에 대입할 것들이 넘친다.

 

연륜과 비례하지 않는 삶의 지혜가필요하다. 그 지혜는 앎에서 비롯될 수 있다. 무지(無知)가 두려움을 낳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4416일 세월호 참사가 두려움을 넘어 공포로까지 전이되는 것은 내가 그 거대한 사건의 진상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시 언론도 정부도 믿음을 주지 않았다. 팽목항에서 전해지는 소식과 지상파 언론에서 알려주는 소식에 간극이 컸기 때문이기도 하다. 두 가지 경로로 듣게 되는 소식은 판이하게 달랐다.

 

나는 20대 영혼이 가진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펴 나아가기를 열망한다. 세상을 바라보며 내 나름대로 세워두고 지향하고 있는 삶의 가치, 초심을 기억하는 일은 일상에서 행위로 이어지면서 가능해진다.

 

늘 부족하지만 20대의 영혼으로 세상을 마주할 수 있기를 원한다. 몸이 주는 세월의 흐름이라는 자각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몸을 위로하며 기꺼이 내 영혼을 활기차게 이끌고 있다.

 

미디어 시대를 따라 잡을 수 없는 이 책을 읽고 10여 년이 지난 교육 현실은 내 영혼의 숨통을 조인다. 부디 내 영혼을 보살필 기회가 어린 시절부터 실현되는 사회로 변화해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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