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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12 같이 모색하다

같이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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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 김은실 엮음

 

2015년 이후 페미니즘의 대중화로 다양한 목소리가 논쟁과 갈등을 지나고 있다는 프롤로그부터 사실은 의아합니다. 대중성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 대중에도 세대 구분이 확실한 것 같거든요. 

 

이제 팬데믹과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저자들은 공론장의 기능을 모색합니다. 다양하게 접근한 13편의 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대개는 느낌표로 작동을 하네요.

 

목차를 읽다 보면 한국사회에 위치한 '여성'과 '소수자' '사회적 약자'를 만납니다. 페미니즘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에는 어떤 가치가 투영되어 있는가? 나는 그 가치를 공감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가?

 

현재 가장 뼈저리게 만나는 것은 '언어 결핍'입니다. 한글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사회가 놓인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영어 실력을 최우선으로 두는 경쟁사회에서 우리말로 표현하는 능력을 발휘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우리말보다는 외국어를 사용해 표현하는 일이 더 쉽게 일상을 이끌어갑니다. 특히 SNS에서 자주 사용하는 축약어의 문제, 책읽기보다는 요약에 분석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문장의 맥락은 쉽게 지나치거나 사라집니다. 

 

어떤 표현을 해야 대상을 향한 내 마음이 적절하게 그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을지.  내 방식이 통하는지 잘모릅니다. 내가 알고 있는 말로 생각을 드러내다 보면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기도 해서 내 문제인가 싶어지기도 하죠.

 

국어 사용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뉴미디어시대에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 한가운데 '페미니즘'이 있습니다. 문제 의식 없이 사회학습을 통해 사용해 오던 언어의 부작용을 거두어낼 변화가 필요합니다. 

 

적어도 낙인처럼 요지부동한 언어 학습에서 벗어날 방법은 교육이죠. 그 교육이 변하지 않는다면 결국 무한반복되는 시대착오. 시대정신을 알지 못한 채 감옥에 갇힌 말로 잘못 사용하게 되어 소통을 방해합니다.   

 

두 번째로 만나는 것은 개인주의가 정체되어 이기주의를 둘러싼 행복하기를 욕망하는 마음입니다. 나의 안위만을 원할 때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해야 가능하다는 사실이죠.

 

세 번째는 과연 몇 명이 이 책을 접할 수 있을까... 하는 지극히 현실의 문제입니다. 이 글을 읽는 그대가 이 책을 만날 확률은? 글쎄요... 기대하지 않고 있답니다. 

 

이쯤이면 책을 읽고 알아가는 현실과 내가 놓인 현실과 도대체 평행 우주에서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상상으로 글쓰기가 피곤해진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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